2009년 11월 30일
2012(2009)

1.
줄거리 : 그들이 경고한 마지막 날이 온다!
고대 마야 문명에서부터 끊임없이 회자되어 온 인류 멸망. 2012년, 저명한 과학자들은 오랜 연구 끝에 실제로 멸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각국 정부에 이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 곧 고대인들의 예언대로 전세계 곳곳에서는 지진, 화산폭발, 거대한 해일 등 각종 자연 재해들이 발생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후의 순간이 도래한다. 한편, 두 아이와 함께 가족 여행을 즐기던 잭슨 커티스(존 쿠삭)는 인류 멸망을 대비하기 위해 진행해 오던 정부의 비밀 계획을 알게 되는데... 과연 잭슨이 알아차린 정부의 비밀 계획은 무엇인가? 2012년, 인류는 이대로 멸망하고 말 것인가?
2.
워낙에 이글루스에서 리뷰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아도 본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데다가 원래 재난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허나 신랑이 "이거 같이 안 봐주면 '셜록 홈즈' 같이 안 봐주겠음."이라고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_- 그래도 워낙 악평을 많이 보고 갔던 덕인지(?) 나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일단은 CG가 참 좋았다. 빌딩 몇 개 무너지고 땅 좀 갈라지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지구가 땅 밑으로 꺼지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초반에는 "우와!"하고 보다가 너무 많이 재탕되니까 나중에는 "또 나와?" 라고 하는 정도가 되는 듯. CG는 '투모로우'보다 나은 것 같지만, 영화 전체 스토리는 그에 비해 개연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예를 들면... 이혼한 주인공이 지구 종말의 낌새를 채고 자식들과 전부인, 그리고 그 새 남편까지 데리고 탈출하는 거야 그렇다고 치는데(신랑은 "살아남으려면 일단 운전은 잘 해야 하는 듯."이라고 시크한 평을 했다;) 쓸만큼 다 쓴 다음에는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건... 도대체가; 가족의 재탄생이 이 영화의 목표였나?
또 주인공 중 하나인 에이드리안이 "남들이 흘린 피 위에서 우리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순 없다."(정확하게 기억나는 대사는 아니지만 대충 그런 뉘앙스였음;)라는 말이, 이런 재난 영화에서 빠지면 안되는 '인간애'에서 비롯된 가식적인 대사로 들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미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죽었고, 에이드리안이 구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10억 유로씩 돈 내고 미리 표 예매해놓은, 일부의 '선택받은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영화지만 참 잔인한 현실이더라. 실제로 이런 천재지변, 혹은 전쟁이 난다면 소수의 돈 있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살아남는 티켓을 구매할테고, 평범한 소시민들은 그저 아래에서 발버둥도 쳐보지 못하고 죽지 않겠는가.
뭐 위에 언급한 이야기 외에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대놓고 바보라고 한 거나(그러고보니 '트랜스포머 2'에서도 오바마 얘기가 나왔었지;) 거의 결말 부분에서... (개는 살리고 자신은 죽은;)여자가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 1번칸과 3번칸의 사람들은 살았는데 왜 그 중간칸의 여자만 익사했담?; 그리고 중국인을 시켜 티벳에 방주를 만든 사람들은 출항 전 중국인 노동자들을 다 내보냈다가... 아마 다시 태웠을 것 같은데, 그러면 멸망한 지구 위에 다시 살아남은 사람들이 국가를 건설한다면, 또 중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3.
이 영화의 장르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겸 가족의 재탄생 드라마가 분명한 듯하다... 이런 지구 멸망 영화를 보고나면 왠지 "2012년에 멸망한다는데 까짓 지금 열심히 살아 무엇하리."라는 생각이 한 3초쯤 드는 것 같다. 안돼욧!
# by | 2009/11/30 17:49 | 영화도보고 | 트랙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