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09)


1.
줄거리 : 그들이 경고한 마지막 날이 온다!

고대 마야 문명에서부터 끊임없이 회자되어 온 인류 멸망. 2012년, 저명한 과학자들은 오랜 연구 끝에 실제로 멸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각국 정부에 이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 곧 고대인들의 예언대로 전세계 곳곳에서는 지진, 화산폭발, 거대한 해일 등 각종 자연 재해들이 발생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후의 순간이 도래한다. 한편, 두 아이와 함께 가족 여행을 즐기던 잭슨 커티스(존 쿠삭)는 인류 멸망을 대비하기 위해 진행해 오던 정부의 비밀 계획을 알게 되는데... 과연 잭슨이 알아차린 정부의 비밀 계획은 무엇인가? 2012년, 인류는 이대로 멸망하고 말 것인가?

2.
워낙에 이글루스에서 리뷰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아도 본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데다가 원래 재난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허나 신랑이 "이거 같이 안 봐주면 '셜록 홈즈' 같이 안 봐주겠음."이라고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_- 그래도 워낙 악평을 많이 보고 갔던 덕인지(?) 나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다. 일단은 CG가 참 좋았다. 빌딩 몇 개 무너지고 땅 좀 갈라지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지구가 땅 밑으로 꺼지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초반에는 "우와!"하고 보다가 너무 많이 재탕되니까 나중에는 "또 나와?" 라고 하는 정도가 되는 듯. CG는 '투모로우'보다 나은 것 같지만, 영화 전체 스토리는 그에 비해 개연성이 좀 부족한 것 같다.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예를 들면... 이혼한 주인공이 지구 종말의 낌새를 채고 자식들과 전부인, 그리고 그 새 남편까지 데리고 탈출하는 거야 그렇다고 치는데(신랑은 "살아남으려면 일단 운전은 잘 해야 하는 듯."이라고 시크한 평을 했다;) 쓸만큼 다 쓴 다음에는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건... 도대체가; 가족의 재탄생이 이 영화의 목표였나?
또 주인공 중 하나인 에이드리안이 "남들이 흘린 피 위에서 우리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순 없다."(정확하게 기억나는 대사는 아니지만 대충 그런 뉘앙스였음;)라는 말이, 이런 재난 영화에서 빠지면 안되는 '인간애'에서 비롯된 가식적인 대사로 들렸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미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죽었고, 에이드리안이 구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10억 유로씩 돈 내고 미리 표 예매해놓은, 일부의 '선택받은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영화지만 참 잔인한 현실이더라. 실제로 이런 천재지변, 혹은 전쟁이 난다면 소수의 돈 있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살아남는 티켓을 구매할테고, 평범한 소시민들은 그저 아래에서 발버둥도 쳐보지 못하고 죽지 않겠는가.
뭐 위에 언급한 이야기 외에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대놓고 바보라고 한 거나(그러고보니 '트랜스포머 2'에서도 오바마 얘기가 나왔었지;) 거의 결말 부분에서... (개는 살리고 자신은 죽은;)여자가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 1번칸과 3번칸의 사람들은 살았는데 왜 그 중간칸의 여자만 익사했담?; 그리고 중국인을 시켜 티벳에 방주를 만든 사람들은 출항 전 중국인 노동자들을 다 내보냈다가... 아마 다시 태웠을 것 같은데, 그러면 멸망한 지구 위에 다시 살아남은 사람들이 국가를 건설한다면, 또 중국인의 비율이 가장 높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

3.
이 영화의 장르는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겸 가족의 재탄생 드라마가 분명한 듯하다... 이런 지구 멸망 영화를 보고나면 왠지 "2012년에 멸망한다는데 까짓 지금 열심히 살아 무엇하리."라는 생각이 한 3초쯤 드는 것 같다. 안돼욧!

by 에나 | 2009/11/30 17:49 | 영화도보고 | 트랙백

 

첫 김장.

나는 작년까지 엄마가 김장철에 진천(외가 고모 할머님(엄마님의 고모님이심)께서 진천에서 농사를 짓고 사시는데 배추도 직접, 그 외 부재료들도 직접 키워 김장 철에 몽땅 뽑아놓고 딸 집, 아들 집, 조카 집, 형제 자매 집안 사람들 모두 불러놓고 김장도 하고 고기도 먹고 하는 김장 '행사'를 매년 개최하신다; 이번년도에는 무려 800포기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집안 식구들 몫으로 800포기! 말만 들어도 무섭다. ㅜㅜ)에 가셔서 아침부터 김장 해오는 걸로 아무 생각없이 먹고 살았었다. 그냥 그 전 과정은 별로 생각 안하고 김치 냉장고에 있는, 그리고 식탁에 오르는 김치만 보고 먹고- 하다가 결혼을 하니 내 손으로 직접 김장을 하게 되었다. "넌 별로 할 거 없다. 그냥 거들기만 하면 돼." 라고 했던 시어머니의 말씀은 결국 뻥이었다! 결혼하고 첫 김장,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날려먹은 김장! 40포기의 배추, 산더미같은 파, 갓, 골파, 무, 양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가 웬수같이 보였다.

시댁에 도착하니, 전날 먼저 온 형님이 좁은 목욕탕 안에서 파와 갓, 무 등을 씻고 계셨다. 인사하자마자 나는 생강 까는 일에 투입됐다. 내 여린(...) 손이 생강의 독함에 비명을 지르고, 결국 엄청난 간지러움을 호소했다. 다음은 마늘 빻기와 생강 빻기, 팔이 부서저라 빻아댔다. 여덟살 조카가 계속 빻아놓은 마늘을 숟가락으로 휘젓고, 방바닥으로 흘려서 짜증이 났다. 어찌어찌 그 일을 마치자 무채 썰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부재료를 씻어놓은 형님 앞에 도마와 칼을 들고 앉아 무를 썰었다. 무도 예쁘게 안 썰리는데다가 칼질이 얼마나 힘든지, 손에서 쥐가 나는 것 같았다. 쌓아놓은 무를 함지박 가득히 무채로 만들어 채웠다. 그 다음에는 파와 골파 썰기, 억세기 그지없는 갓나물과 미나리 썰기, 양파 썰기, 배 깎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시어머니께서 찹쌀풀, 까나리 액젓, 고춧가루 넣고 휘휘 젓는 함지박 안에 부재료들을 빠뜨려 엄청난 양의 속을 만들었다. 형님이 고무장갑을 끝까지 끌어올리고 버무리기 시작했고, 그 뒤에 엄청난 양의 배추를 쌓아놓고 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김치통 다섯 개정도의 양을 채우고 또 채우고 또 채우고... 하다보니 얼굴과 옷에는 고춧가루가 마구 튀어, 마치 내가 김치가 되어가는 것 같은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리가 아프고 두 팔이 저리고 허벅지가 땡겼다. 좀 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방 안이 온통 김장 재료뿐이고, 시댁에선 함부로 누울 수도 없다! 거실에 tv도 없어서 심심하고 지루하고, 힘들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형님과 어려운 시어머니 셋이 머리 맞대고 김치 속 채우는데(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어머니는 속 안채우고 형님이랑 내가 둘이서 40포기의 배추 속을 채웠다. 둘 보다는 셋이 나을건데 좀 도와주시지... ㅜㅜ) 미칠 것 같았다;

한나절 내내 꼬박 김치 속을 채우고 저녁을 먹고 무한 도전 보면서 한 15분 쉬다가 다시 나와서 김치 속을 채웠다. 무한 도전 보고싶어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침묵 속에서 말없이 김치 속을 채우고 돌돌 말아 김치통에 넣고... 넣고... 또 넣고. 드디어 배추가 끝났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알타리 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함지박에 양념을 만들고 이번에는 내가 섞었다. 버무리는데 팔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ㅜㅜ 이건 진짜 남자들이 섞어줬음 좋겠는데! 아주버님은 방 안에서 하루종일 김장하는 동안 졸다깨다하면서 tv만 보고 있었다! 신랑이라도 있으면 신랑 시켰을텐데! 시어머니는 아들 좀 시키지, 며느리만 밥인가봐! ㅜㅜ 알타리 무 김치는 배추김치보다 빨리 끝나서 김치통에 채워넣고... 하니까 한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뒷설거지는 끔찍하게 많았고, 목욕탕에 보니 아직도 배추가 있었다!! 악!! 비명 나오는 걸 참고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신랑이 왔다. 고춧가루 범벅에 화장은 다 지워지고, 머리는 산발이 된 나를 보고 좀 놀라는 것 같았다. -_- 이것저것 챙겨 차로 옮기고, 형님은 그 시간에 아주버님의 재촉으로 서울로, 나는 대전으로... 고고씽. 집에 오니 밤 12시. 김치고 뭐고 질려서 방 안에 죽 늘어놓기만 하고 샤워하고 곯아떨어졌다. 슈퍼 내츄럴도 못 보고! 남녀탐구 생활도, 무한도전도 못 보고! 허리가 아파서 "아구구구..."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동안 너무 편하게 김치 얻어먹고 살았구나 싶어 엄마한테 너무 미안했다. ㅜㅜ 과연, 이렇게 힘든 일을 조금이라도 귀찮은 거 싫어하는 내 세대가 지금 시어머님 나이가 되면 김장을 계속할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 정말 손 많이 가고, 정말 힘들었다. 나는 40포기 하느라 죽을 뻔했는데 엄마는 고모할머니 댁에 가서 어찌 800포기를 했을까. 토요일엔 시댁 김장하고 일요일엔 집에 가서 엄마가 해 온 김치만 얻어왔는데 엄마가 갖고 온 것만해도 한 50포기는 되어보이더라... 하아, 엄마 너무너무 고생했구 진짜 나도 반성 많이 했어. ㅜㅜ

11월 말경이 되면 대한민국이 들썩, 하는 김장 시즌이다. 명절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차량들이 고속도로에 꽤 나온다. 김장은 정말, 제 3의 명절이 맞는 것 같다! 1년 먹을 양식을 하루에 장만하려니 왜 힘이 들지 않겠는가. 정부는 김장하는 날을 지정해 법정 공휴일로 정해랏!! ... 이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by 에나 | 2009/11/29 21:37 | 트랙백 | 덧글(7)

 

2010 루나파크 다이어리 - 프리뷰


연말이 가까워 올수록 느는 것은 주름살-_-이고 먹는 것은 나이-_- 뿐이지만, 그 와중에도 긍정적인 면을 억지로; 찾아보자면, 그 중 하나가 내년 다이어리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은 어느 다이어리와 함께 할까, 라고 고민하는 것은 1년에 단 며칠만 할 수 있는 즐거운 고민이다. 일기쓰기의 즐거움에도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가 한몫해준다. 그리하여 올해도 변함없이 들었던 2010 다이어리 고민- 은, 고민할 것도 없이 루나파크 다이어리도 정해버렸다. 작년에 낢 다이어리 프리뷰를 쓰면서 루나파크와 고민했었다, 라고 적은 적이 있었기에, 올해는 망설임 없이 루나파크 다이어리로 정했다.

하지만 물론 약간의 고민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랑과 연두색 두가지 표지로 다이어리가 나왔기 때문. 노랑도 예뻤지만 2009년의 낢 다이어리가 노랑색이었기 때문에 나는 연두색으로 결정했다.(왜 '고민'이라고 했냐면, 연두색 다이어리는 내가 주로 거래하는 곳이 아닌, 다른 두 곳에서만 판매했기 때문이다. yes24나 인터파크에서도 연두색을 판매했다면 적립금도 쓰고 해서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을텐데;) 가격은 13,800원. 다이어리도 매년 가격이 올라간다;

상콤상콤 연두색 다이어리... green이라는 상품명보다 연두색이라는 말이 딱 어울려.

부록도 푸짐하다. 여권 케이스, 루나 캐릭터 핸드폰 줄, 인덱스와 다이어리 스티커. 스티커는 아끼지 말고 써야지. 이런 거 아꼈다가 결국 ㄸ되는 일을 많이 겪었었다(...)

360도 펴지는 제본, 안녕 루나!

일기 적는 란도 넓고 세로 구성도 마음에 든다. 날짜가 일일이 매겨진 것도 마음에 들고! 메모란도 넉넉.



쇼핑 리스트, 북 리스트, 체크 리스트... 가 있는데, 무비 리스트가 없는 것은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 귀엽고, 마음에 드는 구성이다. 모서리가 둥그스름한데 비닐커버도 딱 맞아서 더 좋고. 반가워, 루나파크 다이어리. 2010년은 너와 함께. ^^

by 에나 | 2009/11/29 21:05 | 지름신도영접하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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